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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교도관에 의한 수용자 인권침해 고소사건에 대한 검찰의 부실한 수사를 규탄한다

관리자
2021-04-18
조회수 13

[성명]

교도관에 의한 수용자 인권침해 고소사건에 대한

검찰의 부실한 수사를 규탄한다

 

1.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은 2020. 12. 8. 서울구치소 소속 교정공무원을 피고소인으로 제기된 강요미수 및 독직폭행 고소 사건에 대하여 피고소인의 혐의가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이하 ‘이 사건 불기소처분’)을 하였다(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2020형제17167호). 우리는 이 사건 불기소처분이 수사미진의 결과로서 구금시설 내 수용자 인권침해를 외면한 판단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2. 고소인은 대학생으로 2019. 10. 18.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미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요구에 항의하는 시위를 개최하였다가 당일 현행범으로 체포되었고, 2019. 10. 22. 구속영장이 발부되었으며, 2019. 10. 25.부터는 서울구치소에 수용되었다. 서울구치소 수용 당시 고소인의 두발 형태는 일반 남성들의 통상적 머리 길이보다 약간 긴 정도였고, 머리카락을 고무줄로 묶고 있었다. 서울구치소 소속 교정공무원인 피고소인(이하 ‘피고소인’)은 2020. 3. 16. 및 3. 23. 아침 점호시간에, 다른 수용자들 앞에서 고소인에게 ‘머리를 자르라’고 강압적으로 요구했다. 이후 피고소인은 고소인을 피고소인의 사무실로 불러 재차 이발을 강요했고, 심지어 고소인의 멱살을 잡은 뒤 사무실 내에서 끌고다니는 등 심각한 인권침해행위를 했다.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변론센터의 지원을 받아 구성된 고소인의 대리인단은 피고소인을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에 강요미수와 독직폭행으로 고소한 것이다.

 

3. 형의 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 제32조는 수용자에게 개인 위생시설의 청결을 위하여 협력할 것과 두발 또는 수염을 단정하게 유지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을 뿐, 두발의 길이에 대한 특별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즉 단순히 두발의 길이를 이유로 수용자에게 이발을 강요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는 기본권 침해행위인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같은 취지에서 수차례 수용자의 의사에 반하는 강제 이발이 헌법 제10조에서 유래하는 인격권 및 자기결정권, 제12조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국가인권위원회 2009. 11. 5.자 09진인4676 결정, 국가인권위원회 2011. 10. 13.자 11진정0395800․11진정0395500(병합) 결정 등 참조).

 

4. 한편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검사(이하 ‘이 사건 검사’)는 서울구치소 내 CCTV가 기간 도과로 지워졌다는 점,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진술이 다르다는 점, 관련 참고인이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며 피고소인의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이 사건 검사의 판단은 미진한 수사에 바탕을 둔 것으로 부당하다.

 

이 사건 검사는 피고소인이 교정시설이라는 폐쇄적 공간에서 인권침해를 쉽게 은폐할 수 있는 교정공무원의 지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 피해자인 고소인의 일관된 진술도 고려되지 않았다. 교정공무원인 피고소인이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면 적어도 그 사실이 거짓임을 입증하기 위한 참고인의 증언 확보, 적극적인 자료수집, 대질조사를 하는 등의 적극적인 수사가 필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검사는 수사 과정에서 오로지 고소인과 피고소인에 대한 조사 각 1회, 서울구치소에 대한 수사협조요청 1회, 목격자 조사를 위한 형식적인 전화통화만을 진행한 뒤 이 사건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5. 이 사건 검사는 서울구치소 측의 부실한 협조 역시 방관했다. 서울구치소측은 사건 당시 오전 점호를 담당하는 교도관에 대한 기록이 없다며 담당자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업무담당자에 대한 기록이 없다는 서울구치소측의 답변은 신뢰하기 어려운 답변인데, 이 사건 검사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또한, 검사는 CCTV가 임의로 삭제되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충분히 조사하지 않은 채 ‘자동삭제 되었다’는 서울구치소의 답변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참고로 수원지방법원은 2020. 4. 9. 서울구치소 내 CCTV를 보관할 것을 결정했는데, 서울구치소는 2020. 4. 22. CCTV영상녹화물이 기간 도과로 인하여 자동삭제되었다는 회신을 법원에 보냈다. 그러나 서울구치소가 사건이 발생한지 채 한 달이지나지 않은 시점에 CCTV를 폐기한 것은 다소 납득하기 어렵다. 전국 교정시설의 CCTV 촬영물을 최소 90일 이상 보존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전면적으로 반하기 때문이다(국가인권위원회 2019. 1. 16.자 18방문0001500 2018교정시설 방문조사에 따른 수용자 인권증진 개선 권고 결정 참조).

 

6. 인권침해가 은폐되기 쉬운 교정시설이라는 특수성 속에서 수용자에 대한 인권침해 방지와 인권보장체계는 더욱 세밀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수사기관은 수용자에 대한 위법적 인권침해행위가 발생할 경우 최선의 조사를 통하여 재발방지를 위한 선례를 남겨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검사는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매우 소극적으로 수사를 하였고, 필요한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다. 이는 수용자에 대한 인권침해에 대한 문제해결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7. 고소인과 대리인단은 2020. 1. 11. 이 사건에 대하여 철저한 사실관계의 규명과 책임자의 처벌, 재발방지를 위하여 부실한 수사를 지적하며 항고를 제기하였다. 고소인과 대리인단은 항고과정에서 피고소인의 인권침해행위에 대한 수사기관의 절처한 재수사가 이루어지기를 촉구한다. 나아가 고소인과 대리인단은 이 사건에 관한 철저한 진상 및 책임 규명을 통해 수용자의 인권이 유린되고 있는 서울구치소 내 관행이 사라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1년 1월 2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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